5. 명의(용한 의사)에 대한 환상
~ (속담) 동네 의원 용한 줄 모른다
↝ 과거 10년 동안 명의에 대해서 신문방송이 앞 다투어 시리즈물로 발표하였고, 명의에 대한
책자도 많이 발매되어 어떤 것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하였다.
고대 중국의 명의인 화타, 편작을 비롯하여 조선시대의 허준, 이제마 등도 명의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매스콤이 홍수를 이루는 현대에 와서는 명의가 너무 많아졌다. 하물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자신도 어느 때인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수천 명에 달하는 명의의 명단에 슬쩍 끼어들어 있은 적이 있어서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고 쪽팔리는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고대에는 정통의학에 대한 교육이 체계화 되어 있지 않아 천재적인 몇몇에 의하여 의학이 어어져 왔던 것도 사실이다. 알다시피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도 그 천재성 때문에 명의의 명성을 얻었던 것이다. 그러나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 까지도 동의보감에 나오는 치료법을 무슨 성서의 글귀처럼 불변의 진리로 떠받들고 있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나는 환자 들에게서 명의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엄청 많이 받곤 한다. 요사이는 의학의
분야가 너무 넓어서 어느 한 사람이 모든 분야를 다룰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쉽게 생각해서 아무리 유명한 내과의사라도 찢어진 상처 한 바늘 꿰매지 못하는 의사가
많으며, 예방의학을 전공하는 의학박사에게 맹장 수술 해 달라고 떼써 보아야 헛일이다.
분야별로 너무 세분화 되어 있기 때문에 분야별 전문가가 있을 뿐이지 의학전반에 걸쳐
전지전능한 의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과연 일류병원이란 무엇일까, 명의란 무엇일까?
병원의 병실 수, 수술 방 수, 일 년에 행해지는 수술 건수, 수술 사망률, 병원 장비 들의
수준과 종류, 환자에 대한 친절도 등 이루 헤이랄 수 없는 항목이 있을 수 있고, 대단히
당연한 일이지만 의료진의 우수도, 즉 '얼마만큼 우수한 의료진이 근무하고 있는가'도
포함 되어 있을 것이다. 흔히 매스콤을 잘 타는 의사의 수가 그 기준에 포함 되었을까?
요새 같이 온 세상이 하나로 묶여 있는 인터넷 세상에는 진단을 잘 내리고 명 처방을 내는
명의(내과의사)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장비가 많을수록 진단은 그만큼 쉬워지며,
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그에 대한 치료법은 전 세계가 공동으로 share하기 때문에 어떤
의사 한 사람만이 몰래 가지고 있는 祕方이란 것은 존재 하지 않는다.
만약에 비방을 가지고 치료하는 의사가 있다면 그(또는 그녀)는 돌팔이이거나 최소한 의료법을 위반하고 있는 범죄자인 것이다. 얼마 전인가, 관절염을 용하게 잘 치료한다는 부부 의사가 매스콤을 떠들썩 하게 한 적이 있다. 환자 들은 번호표를 먼저 받기 위해 밤새워 차례를 기다리고 의사는 돈을 세는 기계를 따로 놓아야 할 정도로 돈을 쓸어 담았다. 정말 놀라 자빠질 일이다. 이것은 돌팔이 의사 수준을 넘어서는 범죄 행위이며 당장 구속하여 인명을 보호해야 마땅하거늘, 팔짱끼고 있는 사법 당국은 직무 유기 아니면 직무태만의 죄를 범하는 것이며, 이를 대서특필하고 특집까지 꾸리는 방송사 들의 태도도 지탄 받아 마땅하다.
모든 관절염에는 부신피질 홀몬(주사제, 경구제)이 일시적으로 진통효과가 크다.
그러나 부신 피질 호르몬은 반드시 매우 단기간 사용 하든지, 또는 장기간 사용 하려면
소량 씩을 사용해야 하며 약을 끊을 때도 아기 젖 끊듯이(weaning) 서서히 용량을 줄여야
하는 원칙이 있다. 이 원칙을 지키더라도 이 약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너무
많고, 나중에는 고칠 수도 없는 상태에 이르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얼굴이 달같이
부어오르고(moon face), 혈압이 오르고, 혈액의 성분이 바뀌며, 여자는 남성같이 변하거나 남성은 여성같이 솜털이 보송거리기도 하며,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약해진다. 알고 보면 이 약과 같은 독약도 없다. 그 의사 부부는 그 약의 피해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알고서야 어찌 그리 용감할 수가 있을까? 다른 의사 들이 부신피질 치료법을 몰라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약의 폐해가 너무 크고 엄청 위험한 약이기 때문에 함부로 쓰지 않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 사람은 돌팔이 수준인 의사인 것이다. 명의는 무슨 명의? 면허를 박탈하는 것이 마땅하다.
학력을 속여서 대학교수까지 하고, 학력을 속여서 유명해진 배우에, 연극배우에, 무슨
---대표에 등등. 참으로 가짜가 만연하는 세상이지만 사람의 건강에 관한 가짜 들은
이보다 더 나쁜 범죄자 들인 것이다.
외과의사 들은 경험의 다과와 손재주의 차이로 인해서 환자 들에 대한 영향이 크다.
같은 수술이라도 이왕이면 경험이 많고 소문이 나있는 의사에게 수술 받는 것이 더
안전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 좋은 진단(?)을 위해서 또는 더 좋은 처방을 위해서 명의를 찾아다닌다면 그것은 허명을 쫓는 일인 것이다. 자기 마음에 드는 진단이 명 진단일 수 없는 것이고, 자기 마음에 쏙 드는 설명이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명 진단이란 말 자체도 없고, 명의도 없다. 虛名이 있을 뿐이다.
복용 충실도를 높이도록 성심껏 환자를 돕는 의사가 명의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네 병원 의사가 명의에 가깝다. 속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동네에서 자주 찾는 병원 의사 들은 한 환자와 그 가족에 대한 병력을 꿰고 있으며 환자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힘들여서 명의를 찾아 대학 병원을 찾고자 한다면 그 동네 의사와 상의하면 되는 것이다.
비방이란 없고, 명의란 따로 있을 수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medscape란 인터넷 홈피에
들어가서 진단명만 기입하면 그 병에 대한 치료법이 자세히 나온다. 그 지시대로 치료하는 의사가 진짜 명의인 것이다.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비방을 쓴다면 그는 그 자체로 돌팔이다. 즉시 구속해야 한다.
이승엽 선수 같은 국민 타자, 김연아 같은 국민 피겨 스타, 문근영 같은 국민 동생,
국민 요정 손연재, 국민 배우 안성기, 등등 우리를 즐겁게 하는 분 들이 많다.
그 반열 속에 국민 주치의라는 의사도 있다고 알고 있다. 국민 주치의? 청산유수 같은 언변과 박학다식한 면이 부럽기는 하지만 모든 의학 분야를 꿰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대개의 경우 과대망상적인 면 들이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안쓰럽다. 부럽지 않다. 본인에게는 ‘heuristics의 愚’를 범하지 말라고 충고 하고 싶다.
대개의 경우 과대망상적인 면 들이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안쓰럽다. 부럽지 않다. 본인에게는 ‘heuristics의 愚’를 범하지 말라고 충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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