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과 전염성 질환
↝ 의사들조차 관심이 적었던 MERS라는 질병에 대해서 잘 알고 있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2015년 한 중동여행자에 의해 전파되어 만연된 이후 MERS라는 질병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유명한 병이 되었다. 이제 세계는 하루 생활권이 되었다. 따라서 유행병의 만연은 자칫 부주의하면 1차, 2차 세계 대전보다도 더 무서운 살인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염병은 epidemic, pandemic, endemic으로 분류한다. 우리말로는 유행성, 세계적 유행, 풍토병으로 표현한다. 몇 년 전 신종독감(H1N1)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
pandemic이었다. 그 후 우리나라에서도 겨우 내 많은 환자가 생겼다. 대 유행(만연)할 것이라던 WHO의 예상과는 달리 찻잔 속의 태풍 정도로 끝났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epidemic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사시사철 장티푸스가 있다. 또한 A형 간염도
있다. 일종의 풍토병이다. MERS도 중동지방 국가의 풍토병이었지만 우리나라까지 쳐 들어와서 유행을 일으켰다. 대유행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한국 최고의 병원과 복지부 책임자 들이 식겁을 했다.
↝ 세계사를 살펴보면 질병의 대유행으로 인류 참사를 겪었던 적이 많았다. 그때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대를 이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수많은 질병 들이 아메리카로 건너가서 수많은 인디언들을 죽였다. 신대륙 발견 이전 이미 오래 전부터 그곳에 살았던 인디언들이 원래 주인이었지만 세계사는 아직도 발견이라고 우기도 있다. 黃禍가 거꾸로 서유럽을 덮을 때쯤이면 언젠가는 그런 거짓말을 철회하게 될 것이다. 인도인 줄 알고 인디언이라고 아직도 우기고 있는 일도 웃기는 일이다. 알고 보면, 베링해를 걸어서 건너 넘어 간 우리 황인종이 조상이 아니겠나. 말이 샛길로 나갔지만,
서유럽의 페스트(흑사병) 대유행으로 인구의 30% 정도가 사망했다. 14세기 중반쯤이었다.
당시에는 항생제도 없고 유행의 원인조차 모르던 시절이었으므로 속수무책 사람들은 죽어 나갔다. 또 콜럼버스와 그 일당, 그 후 스페인 정복자 들은 성병이며, 결핵 등을 원주민들에게 옮겨 주어 총으로 죽인 것보다 훨씬 많은 인디언들이 사망했다. 15세 기 말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이제는 게다가 술과 마약까지 안겨줘서 전멸 직전까지 가게 되어 보호해야 할 천연기념물 신세가 되었다.
↝ 그러나, 죽으라는 법은 없는 법이다. 병을 옮기는 병균의 목적은 자기 자손을 퍼뜨리기 위한 것이지 사람을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을 매개로 하여 중동에서 한국으로 자기 자손인 MERS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이지만 만약에 병(자손)을 옮겨 주어야 할 중간 심부름꾼(사람) 들이 모두 죽어 버리면 자기들도 사멸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병균 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게 된다. 사람을 죽이지 않고 우리 자손은 퍼뜨리게 하는 그런 묘책이 없을까. 그래서 찾아 낸 것이 아예 그 나라에서 크게 자손을 퍼뜨리지 말고 그냥 눌러 앉아 자손 들을 조금씩만 퍼뜨리고 살자. 그게 풍토병이 된 것이다.
얼마 전에 아침 방송에서 어느 대학병원의 기생충학 교수가 기생충을 아주 재미있게 소개한 적이 있었다. 기생충은 숙주 안에서 몰래 지내면서 되도록 숙주를 괴롭히지 않으려고 하는 착한 놈 들이고, 반대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는 숙주를 죽이려고 하는 사악한 놈 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은 기본적으로는 모두 착한 쪽에 해당된다. 중간 숙주쯤에 해당하는 인간 들이 모두 죽어 없어지면 자기들도 더 이상 자손 번식을 할 수가 없어서 사멸하게 되어 있는 가련한(?) 처지이기 때문에 전염성은 강하게 유지하면서도 숙주는 죽이지 않는 것이 대원칙이다. 중세 페스트가 대창궐해서 유럽인의 1/3이 사망했다는 것은 그 페스트균들의 전략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죽이지는 않고 그냥 마구 싸돌아다니게 두었어야 그들의 자손들이 더 많이 퍼져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때의 잘못으로 인하여 전멸상태가 되었으니 작전이 아주 잘못 된 것이다. 균이나 기생충이나 사람을 매개로 살아야 한다면 사람을 괴롭히는 작전은 좋지 않은 下下의 계책인 것이다. 둘 다 모두 좋은 놈 들일 수 있고 나쁜 놈들일 수도 있다.
↝ 병과 병원균은 자기가 좋아하는 환경에서 눌러 앉아 살기를 원하지만 실수로 MERS를 한국 사람에게 옮겨 주면 한국에서 번성하기는 어렵게 되는 것이다. 원래 습기도 없고
따끈따끈한 것을 좋아하는 MERS 바이러스가 다행히 여름(?)에 한국에 상륙했기 때문에
망정이었지 만약 잘못해서 겨울철에 왔으면 꼼짝없이 스스로 사멸 할 수밖에 없었을 줄도 모른다. 겨울을 더 좋아하는 자기 사촌 독감 바이러스와는 달랐던 것이다. 방역 당국의 노력과 서울시장의 법석으로 사멸한 것이 아니라 원래 일반 사회를 헤집고 다닐 수 없는 처지였을 것이다. MERS 바이러스가 사멸 할 수밖에 없는 나라에 들어 왔기 때문이다. 쉽게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면 MERS는 우리나라 풍토병이 아니다.
향후에도 그런 일은 또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풍토병이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또 몇 십 명 정도의 사람을 사망하게 만든 다음 스스로 사멸하게 될 것이다. 오히려 겨울철이 더 안전할 것이다. 이러한 이론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것이 아니므로 남들에게 아는 척하고 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속상해서 한 마디 해 봤을 뿐이니까.
↝ 나의 꿈은 단순하다. 65세 정도까지 일한 후, 못 다했던 일 들을 위해 10년 정도를 투자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영부영 살다 보니 70세가 되었다. 여하튼 못 다한 일들,
젊은이 들 말로 소위 「버킷 리스트」 안에는 ‘자전거, 기타, 골프, 낚시, 여행’ 이 있다.
하이킹 코스가 좋으니 ‘자전거 국내 일주’도 좋겠지만 우선 체력이 이미 갔고, 아내도 자전거를 잘 못타니 글렀고, 골프는 친구들과 돈이 없어 못하고(골프의 3대 필요 충분조건은 같이 할 친구와 돈과 시간이지만 내가 가진 것은 시간뿐이다), 기타는 좀 치지만 내가 원하던 것은 작은 뺀드를 하나 만들어 보는 것이었는데, 내 실력이 모자라 힘들고, 낚시는, 특히 배낚시는 뱃멀미가 심한 체질이라 힘들고, 그저 방파제에서 뽈락이나 자리돔 낚시 정도 밖에는 안 되겠고, 남은 것은 여행인데, 휴! 여행도 천차만별 아닌가, 수십만 원짜리 일본 온천 여행은 이미 몇 번 다녀 온 지라 시들하고, 수천만 원은 힘들지만 수백만 원짜리 크루즈 여행을 해 보는 것이 아내와 나의 현실적인 마지막 남은 버킷 리스트다.
“동유럽이 좋다. 터키가 좋다. 북 구라파가 좋겠다, 아니다, 알라스카 whale watch가 어떨까. 아니면 태국 중 산간 지방에 가서 한 달포 쯤 푹 쉬는 것이 나을까?”
“그저 싸구려, 동남아 여행이나 하지.” 우리 부부는 늘 그런 식으로 일 년 이년 또 다른
일 년을 보냈다. 핑계도 많았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 아니라 나이 들어가면서 의욕 자체가
줄어들고 모든 것이 귀찮아진다. 그래도 크루즈 여행은 함 해봐야지. 동생 내외도 갔다 왔고, 오랜 친구들도 다들 몰래 몰래 다녀오지 않았던가. 이제 늙었으니 풍토병 걱정이 없는 나라에 가보자.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중동지방, 아프리카 는 포기하자.
그래서 「질병관리본부」의 ‘해외여행 질병정보센터’ 홈피에 접촉해 보았다.(151)
아이쿠? 국가별 정보와 예방 접종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를
찾았더니 이건 더 하다.(152) 우선 여행의 목적지가 어디인가를 체크 한 다음, 여행의 목적을 또 체크하란다. 어린이를 동반하는지, 만성 질환이 있는지, 크루즈 여행인지, 장기체류인지, 유학이 목적인지, 면역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인지, 임신여부, 특수 임무/재해, 친구 방문인지를 묻고, A(아프카니스탄)부터 Z(짐바브웨)까지 200 개국도 넘는 방문지를 점검하라 한다. 장남삼아, South Korea를 체크 했더니, 장티프스와 A형 간염 예방 접종을 권장하고 기타 B형 간염, 말라리아, 일본뇌염, 광견병 예방 접종도 가능하면 하라고 한다.
“앓을러니 죽지” 그러나 현명한 독자 들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아래 두 군데 홈피를 참고하길 바란다.
참고 문헌
151. http://travelinfo.cdc.go.kr/travelinfo/jsp_travelinfo/infect_info/nationsp
152. http://www.cdc.gov/
醫學漫評 ~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들” (Bucket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