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에 대해서 좀 아시나요? ~ 생명 유지에 촌각을 다투는 대단히 중요한 이슈
↝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하루하루가 정말 무섭다. 옛날에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한 동네는 커녕 군 전체에 자동차가 한대 있을까 말까 한 시절. 자동차 사고로 비명에 갈 확율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으나 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인구 10만 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15명으로 나타났다. 이 말은 100만 명에 150명, 1000만명에 1500명, 남한 인구를 최소 4000만으로 잡을 때는 6,000명이 된다.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매년 1개 사단에 해당하는 인구가 전쟁 없이 죽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2014년 통계에서는 4800 명이라고 하고 2015년 상반기에는 많이 줄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 있기는 하지만 여하튼 운전하기 겁난다.
또한 암환자도 늘어났다. 예전에는 나이 들어서 사망하면 자연사라고 하였으나 지금은 그냥 노환으로 사망하는 것(자연사) 보다 암으로 인한 사망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암에 대한 진단 방법이 발달하지 않아서 암에 걸렸는지도 모르고 죽은 환자가 많았을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의 일부는 맞지만, 최근 대장암, 전립선암, 폐암, 간암의 증가는 식생활의 서구화, 환경의 오염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다.
사고사와 암의 증가 이외에 요사이 부쩍 증가한 병이 심장병, 특히 협심증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내가 의과대학 다니던 시절에는 심근경색 환자를 볼 수가 없어서 어쩌다가 경색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 큰 구경거리가 되곤 하였던 적이 있다. 그러나 요사이는 발로 차이는 것이 협심증과 심근 경색 환자다.
좀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나의 전공은 협심증, 정확하게 말하면 관상동맥질환이다.
당시에는 이미 말했듯이 환자가 적어서 천대(?) 받던 분야였지만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어서 이 분야를 선택한 결과, 불과 10-15년이 경과하지 않아 이 세상이 협심증 환자로 꽉 들어 찬 느낌이다.
근자에 광우병 때문에 온 나라가 요란 법석을 떨고 있지만 장담컨대 향후 10년 내에 우리나라에 인간 광우병은 구경 조차도 할 수 없을 것이다.(2008년 5월 당시 쓴 글임)
‘소에게도 결핵이 있고, 소에게도 간흡충증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균(또는 기생충)은 웬만해서는 사람에게 전파가 잘 안됩니다. 왜냐하면 (그 균에게) 익숙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실수로 사람에게 걸리는 수도 있습니다만(기회감염, opportunistic infection), 흔한 일은 아닙니다. 더구나 광우병을 일으키는 prion은 일종의 단백질(prion은 protein과 virion의 합성어)로써 일종의 人獸공통전염병이긴 하지만 아직 인간에게는 익숙지 않은 병입니다. 매우 드문 병이므로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감기로 사망할 확률보다 훨씬 낮다고 보입니다. 또 서구식 음식의 고칼로리성, 고콜레스테롤성 등이 더 위험한, 실제로 당면한 질병 위험 인자입니다.’ 이것은 당시 내 블로그에 잘 드나들던 친한 친구이자 수학과 H 교수의 공개 질문, “(광우병 구경하기 힘들 것이라는) 장담의 근거는 무엇인가?”에 대한 나의 대답으로써 다시보고 싶어 게재한다.
그것보다도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눈을 부릅뜨고 감시를 해야 했던 것 들은 31 ST 아이스크림점, 켄터키치킨점, 맥도날드 햄버거점 등의 침입 美製 체인점 들이었다. 이들의 범람은 광우병의 몇 백 배에 해당하는 폭발력으로 우리 국민( 특히 지금 어린이 들이 위험) 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급기야는 나 같은 무명 의사가 저절로 명의의 말단을 더럽히게 만든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한 것이다.
강보에 싸인 어린 아기 들 유모차에 끌고 나올 의협심이 있었다면 맥도널드 햄버거 집 앞에서 해야 했었고, 과학을 빙자하여 옳지 않은 사실로 쓸데없이 들쑤셔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M 방송의 죄를 어떻게 단죄해야 하겠는가? 이후 벌어진 M 방송 사단 들의 정치 행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M 방송이 광우병보다는 이 쓰레기 음식 들에 대한 국민 교육에 온 정열을 쏟았다면 국민 들의 절대적인 찬사를 받고 있는 그런 매스컴이 되어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협심증(狹心症)이란 무엇인가? 협심증은 의학용어로 anginal pectoris라고 한다.
angina는 라틴어로 '쥐어짜다 (strangling), 압박하다'란 뜻이고, pectoris 는 '가슴 (chest)' 을 말한다. "가슴을 쥐어짜는 병이다."라는 뜻이다.
우리 심장은 산소를 써버린 상태의 정맥혈을 받아 드리고, 폐를 통과 하면서 다시 산소를 용해 시켜서 산소가 풍부한 깨끗한 피가 되어 다시 온 몸으로 공급하는 펌프질을 평생토록 수행하고 있다. 심장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온 몸 구석구석에 보내는 역할을 하지만 심장 자체도 근육으로 만들어진 기관이므로 혈액의 공급(산소공급)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심장도 자신을 먹여 살리는 자체의 혈관이 있다. 이를 관상동맥이라고 하며 이 관상 동맥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인하여 내부가 망가져서(마치 오래된 수도관 같이 속이 부실해진다.) 혈액의 통과를 방해받게 된다.
관상동맥이 망가지는 형태는 단순히 좁아져 있는 상태에서 완전히 막혀 있는 상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심장 근육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며 이 때문에 문제가 벌어지는 것이다.
운동을 할 때나 긴장할 때는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며 이때는 더 많은 양의 혈액 공급이 필요 하지만 미쳐 혈액 공급량이 필요량을 따라가지 못하면 심장근육에 무리가 생겨서 통증을 유발한다. 심장에 혈액 공급이 부족하면 통증은 왜 생기나?
이에 대한 대답은 아직 확실치 않으나 혈액이 부족하면 피로물질(예를 들어 젖산)이 급격히 늘어나고, 아예 완전히 막혀 버리면 피로물질과 더불어 근육이 썩을 때 생기는 각종 독소까지 생겨서 심장에 있는 痛覺神經을 자극하여 통증이 생긴다는 설이 유력하다.
협심증의 증상 ; 원래 협심증이란 말은 '가슴을 조인다'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지만, 협심증은 사실 가슴이 조여지는 듯한 증상 보다 다른 형태가 더 많다. 가슴이 아픈 형태도 단순히 「무지근하게 누르는 기분에서부터 시작해서 소화불량氣 같은 느낌, 바늘로 콕콕 찌르는 느낌, 칼로 후비는 느낌, 때로는 태산이 가슴을 누르는 느낌」에 이르기까지 실로 매우 다양하다. 어떤 경우에는 통증은 없고 ‘숨이 찬’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흉통과 같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 들(숨이 차다, 소화불량기가 있다 등)을 의학적으로 等價症(같은 가치가 있는 증상)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과 협심증의 심한 정도(重症度)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협심증의 종류 ;
1. 안정 협심증(stable angina)
↝ 이런 형태가 제일 많다. 제일 가벼운 형태의 협심증이며, 힘든 일을 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타나기 때문에 일명 노작협심증(勞作狹心症, effort angina)이라고도 한다. 평지를 걸을 때는 흉통이 없지만 계단 오를 때는 흉통이 있다든지, 겨울철 따뜻한 방에서 있다가 갑자기 추운 바깥바람을 쐬면 흉통이 나타난다든지, 하는 것이 그 예이다.
안정협심증의 특징은 「비슷한 환경에서 더 심하지도 않은 비슷한 정도의 흉통이 나타나는 安定性(stability), 인위적으로 언제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再生性(reproducibility),
그래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상이 가능한 豫測可能性(predictabiity), 그리고 대개는 만성적(chronicity)으로 진행하는 특성」 들이 있어서 진단의 기초가 된다.
安定性이란 말은 安全性과는 다른 뜻이니 오해가 없어야 된다. '그저 그런 식으로 자주 출현 하지만 더 나빠지지는 않는다'는 뜻의 안정성이지, 안전하기 때문에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이 안정협심증은 심신을 쉬게 하면 대개 증상이 소멸하고 통증이 심할 때는 '니트로글리세린 '이라는 약을 혀 밑에서 녹이면 잘 듣는 특성도 있다. 사실 일선의 의사 들이 겁먹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러나 환자의 병력만 자세하게 청취하면 90% 이상 진단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협심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event 들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다음의 것 들이 해당된다.
① 천천히 걸으면 괜찮은데, 빨리 걷거나 이층을 오르면 증상(가슴이 아프거나 숨이
차다)이 나타난다. 역시 제일 흔한 형태이고 재생성, 예측성이 당연히 적용된다.
② 신경 쓰이는 말을 들으면 증상이 나타난다 ; 혈압을 올리는 카테콜라민이 분비되어
혈압을 올리고, 맥박을 빠르게 만들기 때문에 나타난다. 혈압과 맥박의 상승은 협심증의
적이다.
③ 추운 곳에 노출되면 증상이 나타난다; ②와 비슷한 기전이다.
④ 밥을 배불리 먹은 후에는 가슴이 아프다(식후 협심증)(속앓이와 구별이 필요) ;
소화시키기 위해 소화기관으로 혈액을 빼앗기기 때문에 상대적인 허혈(피가 모자람)이
생기는 탓이다. 도둑질 현상(steal syndrome)의 일종이다.
⑤ 침대에 누워서(특히 식후에) 한 쪽으로 돌리면 통증이 나타날 때가 있다.
(臥位협심증, decubitus angina) ; 누운 쪽으로 피가 쏠리면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의
양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④와 비슷한 기전이다.
2. 불안정 협심증(unstable angina)
↝ 안정 협심증은 원한다면(?) 만들어낼 수 있고(reproducible), 더 나빠지지도 좋아지지도 않고, 그저 그런 상태로 유지되면서(stable), 또한 만성적으로(chronic) 끌고 가기 때문에 예측도 가능한(predictable)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거기에 비해 불안정 협심증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리와 같아서 그 미래를 알기 어렵고
때로는 대번에 심근경색으로 이행 하거나 심장마비로 연결될 수도 있는 중대한 협심증이다.
그래서 불안전협심증으로 판단되면 무조건 입원해서 치료하면서 관찰해야 한다.
이것은 안정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중간쯤에 위치한다고 해서 중간증후군(intermediate syndrome)이라고도 부르고, 심근경색 전의 협심증이라고 해서 경색전 협심증 (pre-infarction angina)이라고도 하며, 점점 심해지는 협심증이라고 해서 漸强협심증 (crescendo angina)라고도 하지만, 요사이는 대체로 불안정협심증이란 용어를 많이 사용 한다.
이것은 관상동맥 내벽에 생긴 구저분하고 딱딱하던 동맥경화성 병소가 혈관 내로 불거져 나오거나 혈관 내면의 연속성이 깨진 상태에서(의학적으로 죽상판 파열이라고 합니다)
血栓(피떡, 선지피)이 엉겨 붙어 혈액의 통과를 많이 방해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다.
안정 협심증에서는 그냥 좁아져서 만성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는 상태지만, 불안정 협심증에서는 더 좁아지고 혈전이 겹쳤기 때문에 더 나쁜 상태이다.
그러다가 완전히 막혀 버리면 그것이 심근경색(심장 근육에 혈액의 공급이 끊겨 썩기 시작하는 단계)이 되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좁아진 부분을 빨리 넓혀주고 혈전을 녹여주는 조치를 취해야한다.
따라서 불안정 협심증은
① 최근에 새로 생겨난 협심증은 무조건 불안정 협심증으로 간주해서 입원 시켜야 한다.
② 안정 협심증이 있는 환자에서 흉통의 빈도가 늘어났거나, 통증의 강도가 더
심해졌거나, 통증의 시간이 더 길어졌거나, 니트로글리세린에 잘 반응하지 않으면
불안정 협심증의 가능성이 크다. 긴가민가할 틈이 생명의 시간대이다. 빨리 대학병원
급의 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으로 보내야한다. 개인 병원의 명의를 찾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③ 재삼 강조 하지만 심근경색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무조건 입원 시켜야 한다.
④ 관상동맥을 촬영하고 좁아져 있는 부분을 (내과의사가) 넓혀 주거나, (외과의사가)
새 血行路를 만들어 주거나 해야 한다.
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작은 풍선을 이용해서 좁아진 혈관을 넓혀(확장) 주고 다시
좁아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하여 가는 쇠망(stent)을 삽입한다. 혈전을 녹이는 물질을
가미한 제품도 있다. 풍선확장술 및 스텐트삽입술이라고 하며 심장내과 전문의의
영역이다. 그래서 이런 치료법은 수술(手術)이 아니고 시술(施術)이라고 한다.
⑥ 이도 저도 안 되고 아주 중요한 부분이 완전히 막혀 있으면 심장외과(흉부외과
전문의) 의사의 힘을 빌려 새로운 혈류통로를 만들어 준다. 이를 바이패스수술이라고
한다. “바이패스 아시죠? 저는 매일 영동고속도로를 다닙니다. 터널이 막힐 때는
에버랜드 쪽의 샛길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bypass 하는거죠.“ ^^
⑦ 그래서 일단 목숨을 건지면 최소한 다음의 조치를 평생토록 수행해야 한다.
ㅇ. 무조건 금연 ; 담배를 피우면 관상동맥이 다시 수축하면서 재발한다. 죽음을
각오하고 피우든지 마음대로 하쇼!
ㅇ. 심장을 편히 쉬게 해 주는 약(예, 베타차단제)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ㅇ. 혈전(피떡)이 잘 생기지 않도록 하는 약(항응고제)을 평생 복용해야한다.
강력한 항응고제(와파린)도 있지만, 엉터리로 과량 복용하면 대출혈로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도록) 자주 피검사를 해야 하며, 다른
약물 들과의 상호작용이 많은 약이므로 (저 같은?) 엄청 실력 있는 의사 들의
철저한 지휘 하에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요사이는 좀 안전한 약이 나오긴 했으나 아직 안전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
조금은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때로는(부정맥이 없고 비교적 젊은 경우)
조금 약하기는 하지만 아스피린 정도를 권장하는 경우도 있다.
ㅇ. 또한 총콜레스테롤(total cholesterol, TC)과 나쁜 콜레스테롤 (LDL
cholesterol)은 혈관 내에 쌓여서 혈관을 망가뜨리는 주범이므로 더 이상 혈관을
망가뜨리지 않고 이미 망가진 혈관을 어느 정도 복구 시키기 위하여 항지질약
(콜레스테롤 등을 낮추어 주는 약)을 복용하도록 한다.
이상은 최소한의 조치이기 때문에 목숨이 아까운 사람이라면 꼭 지켜야 한다.
담배를 끊으라고 하니까 술은 어떡하죠? 라고 묻는 분도 많다. 담배 이야기가 나오면
의당 술 이야기가 따라 다닌다. 술은 절주(絶酒)가 아니라 절주(節酎)이다.
앞의 酒는 그냥 술(맥주, 와인)이고, 뒤의 酎는 독한 술(쐬주, 빼갈, 홍알, 양주)을 의미 한다. 酉는 ‘닭’이라는 뜻도 있지만 ‘술을 담는 그릇’이란 뜻도 있다. 그래서 ‘酒’는
술독에 담겨 있는 물(액체), 즉 술을 이야기 하는 것이고, 酎의 寸은 ‘조금’이란 뜻이니
‘조금씩 모은 술’일 것이다. 어떻든 酒는 약한 술, 酎는 진한 술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20 度도 안 되는 요사이 소주는 ‘稀釋式 燒酒’가 아닌 ‘稀釋式 燒酎’라고 써 있는데 ‘稀釋한 燒酎’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 ‘酒酎를 廟堂에 바치다’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막걸리와 안동소주 등 온갖 술 종류를 바친다는 뜻일 것이다.
다시 제 자리로 와서,
그냥 술은 끊지 않아도 되고, 독한 술은 절제하면서(moderation) 드시는 것이 좋다.
이 책 어딘가에 그 정의를 기술한 바가 있다.
하루 두잔(소주는 소주 잔, 와인은 와인 잔, 양주는 양주 잔, 맥주는 맥주 잔)이 절제의 기준이다. 필자가 괄호 안에 사족을 단 것은 맥주잔 300 CC 짜리에 양주를 가득 따라 두 잔 마시고는 '나 오늘 두 잔 밖에 안 먹었다'고 오리발 내밀 빌미를 주지 않고자 함이다.
와인 잔도 큰 것 작은 것 있는데, 무조건 작은 것이 기준이다.
어느 문헌인가, 잔에 대한 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형편이 달라서 필자가 한 번
만들어 본 것이 있으니 참고해도 좋다. (한국에서의 술 종류 별 최대 허용량. 2011, Chae)
3. 심근경색(心筋硬塞, Myocardial infarction, MI)
“심근경색이 왜 협심증이냐”고 질문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심근경색은 협심증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협심증인 것이다. 천천히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천천히 막혀 버리는 경우도 많지만, 이런 경우에는 막히는 것에 대비해서 새로운 혈로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로를 의학용어로 부행혈로(collateral circulation) 이라고 한다. 특히 우측관상동맥에 이런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급성 심근경색인 경우는 좁아져 있는 부분에 혈전이 들어차서 갑자기 혈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때는 부행혈로를 만들거나 대비할 시간이 없어서 그냥 그 순간부터 급속히 심장근육(심근)이 썩기 시작 하는 것이다.
물론 여러 혈관이 한꺼번에 막히는 경우는 드물지만, 막힌 혈관이 맡고 있던 영역의 심근은 활동을 중지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심장의 수축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심장의 기능이 현저히 저하 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썩기 시작하는 부위에서 새로 만들어진 독성 물질의 자극으로 인하여 대단히 중독한 부정맥 들이 생기기도 한다. 심실성빈맥이나 심실세동 등은 그 자체가 바로 심정지 (심장마비)를 의미한다.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환자는 겉으로 보기에도 그야말로 초죽음이 된다. 안절부절 못하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진땀을 줄줄 흘리며 괴로워한다. 소위 체질적인 증상이 심한 것이 급성 심근경색의 특색이기도 하다. 니트로글리세린을 주어도 효과가 없다. 일단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되도록 신속히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 시간이 대단히 중요하다. 도착하는 시간대 별로 사망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늦어도 5시간 이상이 경과되면 심장의 기능을 되돌릴 수 없을 뿐더러 사망할 가능성이 커진다.
살아난다 하더라도 완전히 붕괴된 심장을 가지고 살아야 하니 '살아도 못살아 '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난생 처음 협심증의 증상이 나타난 것이 안정 협심증이나 불안정 협심증이 아니고 곧바로 심근경색으로 나타나서 곧장 사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젊은이 들이 갑자기 사망했다면 십중팔구는 바로 이것이 원인인 것이다. 더 이상의 자세한 이야기는 전문 영역이므로 여기서 끝을 낸다.
있었다. 학술 대회 참석 차 불란서를 거쳐서 영국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선내
방송이 나온다. "승객 중에 의사 선생님 계시면 좀 도와주세요." 머뭇거리다가 일행
3명이 손을 들었다. 급한 환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50세 정도로 보이는 백인 남성이다.
환자는 가슴을 움켜쥐고 얼굴은 백짓장처럼 희고, 진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이고 있다.
한 눈에 급성 심근경색 환자인 것을 알았다. 다행히 셋이 모두 심장병 전문가인지라
선내에 비치되어 있는 구급함을 열어 니트로글리세린을 투여하고, 산소 마스크를 씌어
주었다. 조금 안정 되는 듯 싶던 환자에게 심장마비가 왔다. 의사 셋이서 합동으로
소생술(심장마사지 및 인공호흡)을 실시하였다. 심전도는 대단히 불안한 소견을 보이고
있다. 최대한 신속히 입원을 해야 하지만 배는 가고 있다.
선장이 물었다. "배를 돌려서 프랑스로 돌아갈까요, 아니면 영국 쪽으로 계속 갈까요?“
“어느 쪽이 시간이 덜 걸리나” 물었더니 다행히 영국 쪽이라고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살려 볼테니 최대한 악셀(배도 악셀이 있나요?)을 밟고 영국 쪽
병원에 비상 연락(Get in touch.)을 해 놓으라고 명령하였다. 그럴 때에는 의사가
왕이므로 용어 자체가 명령(order)이다. 악셀이 있는지 선장이 OK 싸인을 준다.
배가 도착하는 즉시 앰브란스에 옮겨 실을 수 있도록 하고 한숨을 돌리려 하니 의사
들의 입국 수속에 대해 최대한 협조하여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내리자마자 우리는 인수인계 차 함께 병원에 가야했다. 그렇게 해야 한단다.
환자는 덕택에 살았다. 덕택에 의사 들은 하루 종일 병원에서 대기 하느라고 금쪽 같은
하루를 그렇게 보냈다. 나중에 셋은 청구도 하지 않았는데 뱃삯을 환불 받았다.
그 다음 부터는 의사를 찾는 방송이 있어도 나서지 않기로 했단다.
뒷 처리가 너무 힘들고 어려웠기 때문이란다. (여기까지는 내 친한 친구인 Dr. Lee의
모험담이다.)
ㅇ. 몇 년 후 필자는 혼자 호주 쪽으로 여행했다. 홀로 가는 의사 들의 여행은 십중팔구
학회 참석이거나 논문 발표가 목적이다. 대개는 월급을 받고 있는 병원에서 일주일의
말미를 주기 때문에 장시간 비행기 타고 오고 가고 jet-lag라는 시차에 시달리고
발표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정말 죽을 지경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갈아타는 공항에서 또 의사를 찾는다. 그런 방송은 이상하게 잘 들린다. 절대로
응하지 말라는 친구 들의 충고가 있긴 했지만 무심코 오라는 쪽으로 냅다 뛰어 갔다.
거기에는 의사로 보이는 사람 들이 벌써 몇 명 와서 환자를 보고 있었다. “휴~~~”
의사는 제 맘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결심 같은 것은 환자 앞에서는 맥을
못쓴다. 이제 아무 것도 아니 하기로 결심을 또 하지만 조그만 여행을 갈 때에도
몇 가지 응급 도구를 챙겨가곤 하는 것은 왜일까. (참고로 필자는 관상동맥 수술을
수천 례 시술한 심장 수술 전문가이니 현장에서 이런 환자를 만난다면 그 많은 張三李四
중에 나보다 더 확실한 하나님은 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많다.) (Naver blog.
Dr. Chae의 의학상식-not open to public)
醫學漫評 ↝ “엄마, 나 어떠케~~~?”= “What am I supposed to do?”
“혈압도, 몸무게도, LDL-콜레스테롤 수치도 모두 200 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