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자세와 질병
↝ 인간의 직립 보행과 이동에 대한 지난 10년간의 이론은 빛이 바랬다. 그 이유는
첫째로, 인간의 걷기 방식의 진화에 있어서 이족보행(二足步行, 두 발로 걷기)이 연구의 바탕 이론이지만 인간의 진화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다는 것이고, 둘째로,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모든 이론의 기초를 대초원(savannah)의 생활에 기반을 두었지만, 최근 화석 연구에 의하면 대초원이 아니라 실제로는 삼림 생활이 시작점이었다는 것이다. 삼림은 대체로 바다나 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며 바다에서 또는 물에서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서는 삼림과 물 사이의 관목 지대를 지나고 얕은 물을 걸어서 건너야 했다. 이것이 인간이 두발로 직립보행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117)
필자는 환자를 볼 때 마다 이 논문을 떠 올리고 실제로 재미삼아 환자에게 비유적으로 설명하여 주곤 한다. “인간의 폐결핵이 폐의 제일 꼭대기(폐첨부) 부분에 많은 것은 직립 보행에 의한 중력의 차이 때문에 피가 아래쪽으로 많이 흐르고, 상대적으로 위쪽은 혈액 공급이 부족하여 산소 부족 상태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네 발로 기어 다녔다면 아마도 폐 전체에 골고루 병이 퍼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항문에 소위 치질이 잘 생기는
것은 항문 근처의 혈관 분포 상 이 근처에서 혈행의 교통 체증이 생겨서 혈전 형성이 잘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네 발로 기어 다니면 예방도 되고 치료도 될 것이다.(이것은
우스갯소리로 가끔 하는 이야기지, 어떻게 허구한 날 기어 다닐 수가 있나.) 최근에 양과 같이 살면서 네 발로 걸어 다니는 생활을 시도했던 한 어떤 영국인은 어깻죽지에 걸리는 심한 긴장과 통증 때문에 양과의 생활을 포기한 일이 있다. 수천 만 년에 걸친 진화의 변화를 불과 며칠 동안에 바꿀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인간의 척추질환도 대부분은 직립 보행 탓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두발 직립 보행의 폐해는 생각보다 重且大하다. 아직도 인간의 진화는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진화될 것이다.
체위의학(postural medicine)이란 말이 있을 정도이다. 체위를 지구의 중력(만유인력)에
조화시켜 알맞게 바꾸어서 질병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여기 그 실체를 벗겨보자.
최근 의학에서 잘 알려져 있는 몇 가지 예를 들면;
1. 직립보행(直立步行)은 저혈압과 뇌관류(뇌의 혈액 공급) 감소를 예방하기 위해서
수많은 심혈관 및 신경호르몬성 적응 기제를 필요로 한다.
2. 앉거나 반 쯤 앉는 체위를 하면 정맥의 환류량이 감소하여 심부전 환자에 유리하고,
뇌 안의 압력을 감소 시켜 뇌 안의 고혈압을 예방한다.
3. 또한 녹내장 환자에서는 안압을 낮추어 주기도 한다.(118)
4. 좌측을 밑으로 하고 모로 누우면(left recumbent posture) 위식도역류가 감소한다.
5. 반대로 우측을 밑으로 하고 누우면 교감신경 긴장성이 감소하여 심부전 환자에
유리하고, 심근 경색을 앓고 난 후의 환자(단 徐脈이 없는 경우)에게도 유리하다.
6. 아기를 엎드려 재우는 나쁜 습관이 주로 선진국에 있었는데, 똑바로 눕게 하였더니
아기들의 돌연사(infantile sudden death syndrome)가 40-70%나 줄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애기 들은 엎드려 재우지 않고 천장을 위로보고 재우기 때문에 뒷머리가
납작해지는 것이라고 믿는 젊은 엄마 들이 서양 아기들처럼 엎드려 재우다가 원인도
모르고(?) 아기 들을 죽이는 일도 있다고 들었다. 우리 선조들의 선견지명을 무시하면
안 된다.(114) 옆으로 재우는 것도 위험 할 수 있다. 아기 들이 엎어진 후 자력으로 다시
돌아누울 수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머리통 모양은 차후의 문제이다.
7. 똑바로 누워서 자면 옆으로 자는 것보다 수면무호흡이 더 심해진다.(120)
8.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있을 때 환자를 엎어뜨리면 산소 공급이 급격히 호전된다.
9. 옆으로 누우면 특발성 부종, 체위성 단백뇨, 층판(디스크판)내 압력 및 다리의 정맥
환류가 개선되는 반면 동맥의 혈류는 감소한다.
10. 여러 가지 의학적인 환경에서 자주 침상 안정(절대 안정)을 충고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심근경색, 정신과적 질환, 수술 후, 심각한 염증성 질환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검토에 의하면 장기간의 침상 안정은 심부 정맥혈전증(깊은 곳의
정맥에 혈전이 생겨서 혈류가 막히거나 염증이 생김), 욕창(또는 壓潰瘍), 골다공증,
폐렴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요사이는 심근경색이나 임신성 고혈압, 바이러스성 간염 또는 급성 요통이 있을
때 짧은 기간의 침상 안정을 지시하는 처방을 내고 있다.(121)
11. 미세한 중력의 변화에서도 뼈에서 무기질이 더 잘 빠지고, 골격근의 위축이 진행하고,
전정기관(체위를 감지하는 내이 기관) 이상으로 인해 멀미를 유발하고, 심혈관 문제가
생겨서 체위 변동을 감당하기 힘들어한다.(122)
12. 여담이지만 골다공증을 치료하기 위한 운동 방법으로써 여러 가지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고 있으나, 수영하기, 자전거 타기 등은 뼈에 대한 荷重(중력, 무게)이 덜 걸리기
때문에 뼈의 재생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침상에서 장기간 안정을 취한 후에 골다공증이
악화되는 것도 뼈에 부하되는 하중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다공증을 개선
시키려면 하중이 걸리는 운동, 즉 걷기, 무게 들기 등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등산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골다공증의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등산은 특히 노인들에서
척추질환과 무릎질환의 악화와 관계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장시간 우주인 들이 무중력 상태에서 지나면 아무리 좋은 약을 먹더라도 골다공증이
진행되는 것이다. 우주공간 여행에 있어서의 숙제 중 하나이다.(122), (123)
13. 미세 중력의 변화는 뼈의 구조뿐만 아니라 체액의 분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124)
참고 문헌
117. Clarke and Tobias (Science 269:521–524, 1995) and WoldeGabriel et al.
(Nature 412:175–178, 2001)).
118. Remy C. Martin-Du Pana; The role of body position and gravity in the
symptoms and treatment of various medical diseases.Swiss Med wkly 2004;134
: 543–551.
119. Henderson-Smart DJ, Ponsonby AL, Murphy E. Reducing the risk of
sudden infant death syndrome: a review of the scientific literature.
J Paediatr Child Health 1998; 43:213–9.
120. Strollo PJ, Rogers RM. Obstructive sleep apnea. N Engl J Med
1996;334:99–104.
121. Allen C, Glasziou P, Del Mar C. Bed rest: a potentially harmful
treatment needing more careful evaluation. Lancet 1999;354:1229–33.
122. West JB. Physiology of a microgravity environment. Historical
perspectives: physiology in microgravity. J Appl Physiol 2000;89:398–405.
123. http://science.nasa.gov/science-news/science-at-nasa/2001
124. International Space Station Medical Monitoring (ISS Medical Monitoring)
(우주공간 여행 시 미세 중력 변화가 체액 분포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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