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1일 목요일

15. 노인 3D 질환

노인 3D 질환-「섬망」이 뭐지? ~Dementia, Depression, Delirium

↝ 3D 업종이란 말이 있다. 알고 보면 젊은이 들을 위한 취업의 문은 널려있으나, 어떤 것은너무 힘들고(Difficult), 또 어떤 직업은 더럽고(Dirty), 어떤 직업은 위험해서 (Dangerous) 
인기가 없다. 그래서 이렇게 남아도는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거리는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 들의 몫이 되었다. 우리 젊은이 들은 차라리 굶으면 굶었지 그런 일은 안하려고 한다. 헝그리 정신이 없어졌다. 그래서 한 때 헝그리 정신으로 세계를 주름 잡았던 복싱(권투) 같은 경기는 경기력이 형편없이 저하되고 비인기 종목으로 퇴락하였다. 
 노인 들이 흔히 앓고 있는 질환에도 다루기 힘들고, 위험하고, 때로는 더러운 병 들이 있다. 치매(이제부터는 신경인지질환, 또는 인지증이라고 부르기로 하였음), 우울증, 및 섬망(譫妄) 이란 증후군이 바로 그것인데, 앞의 두 가지는 익숙하지만 뒤의 「섬망」이란 말은 다소 생소할 것이다.  「譫」은 ‘헛소리’라는 뜻이고, 「妄」은 ‘망령이 들었다’는 뜻이니 ‘망령이 들어서 헛소리를 하는 질환’이라는 뜻이다. 이 또한 일본식 용어에서 따 온 것이지만 우리 정신의학에서도 흔하게 쓰는 용어이다. 순수 우리말로는 ‘헛소리’, ‘망령’ 정도로 번역 할 수는 있지만 질환의 특성을 나타내기에는 부족한 표현이다.

 오늘의 과제는 바로 이「섬망(譫妄)」이다. ‘섬망(Delirium)’이란 무엇인가?
(증례)
  85세 남성이 골프를 하다 넘어진 후 발생한 고관절 골절에 대해 수술받기 위해 입원하였다. 병력 상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으나  약을 사용하고 있다.
신체 진찰에서“기억력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인하고, 밤에는 잠을 잘 못 잔다고 하였다. 입원 다음 날, 全 고관절 치환술(total hip replacement, THR) 수술을 받았다.  출혈량은 300 cc 정도이며 수술 중 2 단위의 수혈을 받았다. 
수술 다음 날 회복이 좋아 보였고, 그의 가족과 골프장으로 다시 나가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수술 나흘 후, 그의 부인이 “사람이 달라진 것 같다”고 불평한다. 대화 도중에 때때로 딴전을 피우며 아내를 무시하는 것 같았고,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끔은 혼돈스러워하고, 실제로 개는 수년 간 키우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개를
데리고 왔는가?”라고 질문 하였다. 
 그날 밤, 환자는 자신의 정맥주사 줄을 뽑고 간호사의 증언에 의하면 소변줄(카테타)까지 뽑으려고 하고 침대에서 자꾸 내려오려고 해서 양쪽 팔과 다리를 속박 붕대로 묶었다고 한다. 당직 의사의 지시에 의해 강력한 진정제를 투여 하였으나 진정되는 듯 하던 안절부절 
상태는 오히려 악화 되었다.

위의 증례에 대해 독자 들의 판단을 한 번 물어보자. 맞는 말을 골라 보자.
 (질문) 
       1. 이 환자는 “기억력에 문제가 있었던”사람으로 수술 후 급성 정신병에 걸렸다.
       2. 이 환자는 수술 후 일단 마취에서 깨었다가 다시 마취 상태에 빠진 것이다.
       3. 이 환자는 급성으로 치매에 걸린 것이다.
       4. 이 환자에서 절대로 소변 줄을 빼주면 안 된다.
       5. 이 환자의 속박 상태를 풀어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6. 이 환자는 일단 뇌가 손상되었으므로 회복의 가능성이 적다.
       7. 당직 의사의 조치는 정당하다.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해설) 섬망은 이전에는 「급성 상태이며, 심하지만 가역적인 상태」를 특징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어떤 증례에서는 치료가 되고 유발인자가 해결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고 기능의 소실과 인지력의 소실이 영구히 남는 경우도 있다.(63),(64)
영구적인 섬망에서 부터 가역적인 치매에 이르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것이다.
노인의 특성 중 하나는 어떤 급성 질환에 걸렸거나 약물 사용, 또는  수술 후에 급성으로
인지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요로감염증이나 숨어 있는 폐렴 등도 중요한
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지어는 감기 같은 간단한 질병 때도 나타날 수 있다. 대체로
섬망은 내과적인 응급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섬망’이라고 하는데 이들 증상에는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1. 증상은 수 시간~ 수 일 간에 걸쳐 비교적 급성으로 진행하며, 하루 중 변화가 심해서
    어떤 때는 멀쩡해 보이는 때도 있다.
 2. 주위 환경에 대한 인지가 저하 되어 있다. 이로 인해 대화를 나눌 때 집중하지 못하고
    주의가 산만해진다. 질문 내용이나 대화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한 가지 관념에만
    매달려 있다.
 3.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주의를 흐트러뜨린다. 대화를 나누는 도중 밖에서 개가
    짖으면 더 이상 대화가 진전이 안 되는 것도 그중 하나이다.
 4. 기억력, 특히 최근의 일에 대한 기억력이 나빠진다. 기르고 있지도 않는 “개를 데리고
    왔냐”고  묻는 것이 그 증좌이다.
 5. 指南力이 나빠진다. 동서남북을 분간하지 못한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이다. 시간, 장소,
    사람 들에 대해서 잘 인지하지 못한다.
 6. 말하는 것, 어떤 것을 상기하는 일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횡설수설하고 무의미한
    말을 한다.
 7. 남의 말을 알아듣기 어렵고, 읽기, 쓰기가 어려워진다.
 8. 있지도 않은 것을 찾곤 한다. 일종의 환각 상태가 된다.
 9. 안절부절, 동요가 심하고 화를 잘 내고 전투적으로 변한다.
 10.잠버릇이 나빠지고. 공포, 불안, 분노, 우울, 등의 극단적인 정서 상태가 된다.

 일반적으로 섬망의 원인이 되었던 문제 질환이 해결되면 원래의 정상 인지 상태로 돌아간다. 급성 요로감염증이나 폐렴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여 성공적으로 회복되는 것이 그 예이다. 심장 허혈로 인한 심근경색 상태에서 해방 되면 곧 정상적인 인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를 可逆的(reversible)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어떤 섬망은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그 후유증이 오랫동안 또는 영구히 남기도 한다.  치매는 급성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그 발병 원인도 자세히 모른다.
 이 환자는 실제의 증례로써 ‘환자의 속박을 풀어주고 소변 줄을 뽑아주는 것’ 만으로도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었던 것이다. 환자에게 물었다 “무엇을 원하세요?” 답은 간단했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만!” 십분 후 그는 티 테이블에 조용히 앉아 미소를 머금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신체적, 화학적 속박은 혼란을 악화 시키고 加一層의 신체 기능의 소실을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오답이다.
 급성 치매란 말은 존재하지 않으며, 마취에서 깨어났다가 다시 저절로 마취되는 법은 없다. 내 경험 상 수술 후에 이러한 형태의 일시적 섬망 상태가 되는 노인 들은 많지만
‘손발을 묶고, 진정제를 투여하고, 먹이지도 않고, 소변 줄을 더 강화하고, 잠을 안자고 소란을 피우면 과다하게 수면제를 주사하고’ 등등은 지금도 많은 병원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지만, 간호사나 당직의사 들이 이 달콤한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면 환자는 더 고통스러워지고 더 위험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진정제, 수면제를 사용하는 것을 화학적 속박이라고 한다. 좀 더 차분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Be Cooler, Be Smarter”

참고 문헌
63. Levkoff SE, et al. Delirium. The occurrence and persistence of symptoms
    among elderly hospitalized patients. Arch. Intern. Med. 1992;152:334–340
64. Murray AM, et al. Acute delirium and functional decline in the hospitalized
    elderly patient. J. Gerontol. 1993;48:M181–M186. 

댓글 없음:

댓글 쓰기